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하다




창의성과 실험정신 부족 - 시범 내용과 형식 엇비슷
장권 교수, “다른 시범단과 차별화되는 장기와 특색있는 시범 필요”

5월 광주5.18민중항쟁추모기념대회 개회식 행사에서 조선대 시범단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모티브로 한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대학교 태권도시범단이 수두룩하다.

2-4년제 태권도 관련 학과는 거의 시범단을 운영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대학교 시범단은 어림잡아 50여 개에 이른다.

이처럼 대학교 시범단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시대흐름을 반영한 질적인 발전과 대학생다운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태권도 시범전문가들은 태권도 시범은 창조성과 심미성, 연결성 등이 조화를 이룰 때 행동예술로 승화된다고 말한다. 최영렬 경희대 교수는 시범의 특성을 창작성, 조화성, 연결성, 율동성, 획일성으로 규정하면서 독특하고 창의력이 있는 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 시범단의 현실은 이와 거리가 있다. 대다수 대학 시범단은 태권도 시범 프로그램 구성과 시범 기술 측면에서 변화하는 시대정신과 대학생다운 창의성 및 독창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혹자들은 국기원-세계태권도연맹-대한태권도협회(KTA) 시범단을 흉내내기 급급한, 아류(亞流)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주위에서는 국기원과 WTF, KTA 시범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각 대학에서 시범을 가르치면서 시범의 틀과 내용을 고착화시키는 게 아니냐고 염려하고 있다. 여기에 각 대학에서 시범단 주장을 맡고 있는 고참 단원들도 은연 중에 국가대표급 시범단의 형식과 내용을 고수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대학교 시범단의 또 다른 문제는 다른 대학의 시범단과 차별화가 되는 ‘특색’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시범 내용과 형식이 엇비슷하다 보니 각 대학 시범단마다 도드라진 특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체대에서 시범을 가르치고 있는 장권 교수는 “학교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은 시범복을 입고 시범을 하면 어떤 대학이 시범을 하는지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예를 들면 뒤차기를 잘하는 시범단, 태권무를 잘하는 시범단 등 장기(長技)와 특색있는 시범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지적 속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학 시범단이 기존의 시범 내용과 형식을 과감하게 탈피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태권도 무대예술극이 인기를 끌면서 익스트림 마샬아츠, 넌버벌 퍼포먼스 등을 가미한 시범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조선대 시범단은 창작 태권무를 해마다 선보이는 등 창의성과 실험성 측면에서 다른 대학을 앞서가고 있다. 지난 5월 광주5.18민중항쟁추모기념대회 개회식 행사에서 선보인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모티브로 한 시범은 압권이었다.

앞으로 젊은 패기와 창의성,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대학 시범단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by 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하다 - 퀘변독설]

Posted by 해니(haeny)
서성원의 퀘변독설 l 2009. 12. 23. 04:23


*작성일 : 2009년 6월 18일

[서성원의 퀘변독설]
-‘인맥(人脈)이 이념(理念)보다 강하다’는 말이 유효

2008년 6월 1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사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태권도인들과 기자들.


최근 태권도계의 최대 이슈는 국기원 정상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홍준표 찬반논쟁’이다.

홍준표 KTA 회장이 국기원장 적임자냐 아니냐를 놓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KTA는 홍 회장을 반대하는 ‘국기원을 사랑하는 지도자연대’(국사연)을 불순한 무리로 규정하고, 집안단속에 들어갔다. 국사연에 가담하려면 사표를 내고, 그렇지 않으면 오해 살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사연 측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며 비아냥대고 있다.

국사연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세(勢)를 과시했다. 이에 홍 회장 지지파는 국사연을 가리켜 ‘비주류 패거리집단’이라고 힐난했다. 이러한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되짚어볼 것이 있다. 홍 회장 지지파와 홍 회장을 반대(국사연)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성향이다.

홍 회장 지지파는 주로 국기원 및 KTA 고위층 임원과 그 임원들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반면 국사연 소속의 태권도인들은 대개 강원식 대표, 엄운규 이사장과 친분이 있거나 인간관계가 두터운 사람들이다. 물론 소신에 따라 홍 회장을 지지하고 국사연에 가담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홍 회장을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국사연)은 이승완 KTA 상임고문, 조영기 KTA 상임부회장, 임윤택 서울시협회장, 양진방 KTA 전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뉘어진다. ‘이승완-조영기-임윤택-양진방’과의 정치적 역학관계 또는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친(親) 홍준표와 반(反) 홍준표로 분류된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여기서 개개인의 가치관은 인맥에 묻혀버린다.

따라서 태권도계에선 여전히 ‘인맥(人脈)이 이념(理念)보다 강하다’는 말이 유효하다. 처음에 모르던 사람도 마음을 나누게 되면 ‘아는 사람’이 되고, 이후 신뢰가 쌓이면서 서로 간에 친분이 있는 사이로 발전하면, 이것은 곧 인맥이 된다. 인맥은 종종 집단(조직)적인 힘을 발휘해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집단행동의 구심점이 된다.

쉽게 생각하면 이념(理念)은 인맥보다 강하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등은 사람 관계(인맥)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어떤 현상에 대한 가치기준(이념)은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스승과 선배, 조직의 상사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다. 스승과 선배가 ‘A'를 'A'라고 하면 'A'라고 해야 한다. 지금의 태권도계가 그러하고, 친(親) 홍준표와 반(反) 홍준표 세력 간의 성향이 그러하다.

국기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현상을 바라보는 이념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맥(조직)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염려스럽다.

[by 서성원의 퀘변독설 ㅣ 태권라인 - www.taekwonline.com]

Posted by 해니(haeny)
서성원의 퀘변독설 l 2009. 12. 23. 04:13


[서성원의 쾌변독설 2]
    경기장 둘러싸고 있는 '필승 펼침막' 승리지상주의 대변


소년체전 태권도 경기가 열린 장흥체육관. '반드시 이겨서 금메달을 획득하라'고 독려하는 '필승 펼침막'이 경기장을 에워싸고 있다.


지난 5월 전남 일원에서 전국 16개 시도에서 1천7백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가 열렸다.

소년체전은 1972년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금까지 스포츠 꿈나무 발굴의 산실(産室)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 시도(市道)의 예선을 거쳐 대표선수가 된 후 본격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훈련에 돌입하다 보니 선수 대부분이 ‘수업은 뒷전-훈련에 올인’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소년체전은 첫 대회인 1972년부터 8회 대회 때까지 종합채점제 방식을 적용, 각 시도별로 순위를 매겨왔다. 이 같은 채점 방식이 지나치게 과열 현상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21회 대회부터 메달 집계를 하되 순위를 정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메달을 수여해 더욱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되 각 시도에게는 경쟁을 부추기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이 같은 대회 운영방식에도 불구하고, 종합순위 올리기에 급급해 소년체전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묵인과 시도체육회와 각 종목 협회의 독려 속에 소년체전은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승리지상주의’로 치닫고 있다. 태권도의 경우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이 같은 방증은 태권도가 열리는 경기장 안팎에서 여실히 목격할 수 있다.

태권도 경기가 열린 장흥체육관에는 각 시도를 응원하는 펼침막(플래카드)이 가득히 걸려 있었다. 문제는 그 펼침막에 씌여져 있는 ‘필승(必勝)’이다.

'필승(必勝)'은 말 그대로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다. 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로 풀이할 수 있다. 정해진 경기규정에 입각해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스포츠맨십’과 상반되는 말이다.

필승은 군대, 전쟁개념에 적합한 것이지 ‘교육의 연장선’인 소년체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제전(祭典)인 소년체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해진 규정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장(場)이다.

소년체전 경기장은 전쟁터가 아니다.
이런 것만 봐도 지금의 소년체전이 얼마나 승리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시도를 대표해 참가한 어린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올림픽처럼 금메달을 획득하기 않으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돌볼 겨를이 없다. 코치도 마찬가지다.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을 다그치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운동선수를 자녀로 두고 있는 한 학부모는 "소년체전이 금메달 획득 위주로 운영돼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눈물을 삼켜야할 때가 있다. 금메달을 따는 선수만 훌륭한 선수고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선수인지 교육청에 묻고 싶을 때가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소년체전은 각 시도교육청의 지원 속에 열리기 때문에 ‘교육의 연장선’ 차원에서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평가를 받는 자리다. 최근에 열린 소년체전 개막식 행사에서 깃발에 새겨진 ‘교육백년대계’가 소년체전의 취지를 잘 웅변해주고 있다.

따라서 소년체전의 의미와 본질을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선 ‘필승’보다는 ‘최선’이 경기장에서 자주 사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소년체전의 본래 취지와 순수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이 다각도로 강구되길 기대해 본다.

[by 서성원의 퀘변독설 ㅣ 태권라인 - www.taekwonline.com]

Posted by 해니(haeny)
서성원의 퀘변독설 l 2009. 12. 23.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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